필라소식

"세월호 진상규명, 왜 이렇게 더딘가요?"

작성자
andnews
작성일
2018-05-16 12:57
조회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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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세사모, 13일 <그날, 바다> 상영회 및 유가족 간담회 개최
진상규명 현황과 전망에 대한 동포들 질문 이어져

지난 13일(일)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유가족 여섯 명이 필라델피아를 찾았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필라델피아 사람들의 모임(이하 필라세사모)이 주최한 '<그날, 바다> 상영회 및 유가족 간담회' 참가를 위한 것으로 보스턴-뉴욕-필라델피아-워싱턴DC로 나흘간 강행군 속 간담회를 이어갔다.
모두 '416희망목공방' 회원들로 구성된 이번 유가족 방미단은 유해종(미지 아빠), 이재복(수연 아빠), 박요셉(시찬 아빠), 김병준(민정 아빠), 김명임(수인 엄마), 김도현(동수 엄마), 여종은(민수 엄마) 등 총 7명이다. 이 중 시찬아빠 박요셉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뉴욕의 한 병원에 입원 중으로, 6명의 유가족이 지난 3년 동안 목공 작업을 지도해 온 박인환 목사(화정교회), 안홍택 목사(고기교회), 방미단 안내를 맡은 김찬국 목사 내외와 함께 필라를 방문했다.
'416희망목공방'은 유가족의 심리적 안정과 트라우마 해소를 위해 서울과 안산 지역 여러 교회의 도움으로 2015년에 안산합동분향소 앞에 마련된 것이다. 목공방은 지난 3년간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보다 체계적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유가족 생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현재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모색 중이다. 이번 방미 주요 목적도 뉴욕 브루더호프 공동체(Bruderhof Community)의 목공예품 생산과 판매 및 그 수익에 대한 공동소유 등의 생활 체험이기도 하다.
13일, 필라 간담회 행사장인 앤소니 웨인 극장(Anthony Wayne Theater)은 어머니날임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의 지역 동포들로 북적였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다큐영화 <그날, 바다>를 먼저 관람하고, 이어진 간담회에서 영화가 제기한 '앵커설'에 대한 유가족의 의견, 진상규명 현황, 최근 단식 중 쓰러졌던 동수아빠 정성욱씨의 근황, 2기 특조위 활동에 대한 전망, 언론의 문제, 416연대와 416재단 등, 다양한 세월호 관련 이슈들에 대해 질문했다.
<그날, 바다>에서 제기된 '앵커설'을 포함한 여러 고의 침몰설에 대해 수연아빠 이재복씨는 "현재로서는 그렇다 혹은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 침몰 원인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속 조사해야 할 문제이다. 이전 정권에서 침몰 원인으로 발표했던 조타실수, 과적, 복원력 상실 등은 침몰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고 의견을 밝혔다.
동수엄마 김도현씨는 "지난 4년 동안 세월호 희생자 부모들은 침몰원인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나올 때마다 진위 여부를 추적했다. 앵커설 역시 직접 전문가들을 찾아 확인하였고, 90%이상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유력한 가설이 잠수함설, 국정원 연루설인데, 이 가설의 진위여부를 밝히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지난 3월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모형실험을 통해 분명히 밝혀진 것은 현재의 세월호 항적도는 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부모에게는 (외력에 의한) 고의 살인설이 가장 무서운 이야기로, 그것만은 아니길 바란다"고 입장을 전했다.
수연아빠는 세월호 직립 소식과 향후 조사 계획 등을 공유하고, "사고는 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사고 대응 방식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많았다. 퇴선명령만 있었으면 10분 내 전원 탈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해경 123정과 헬기 등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 어느 누구도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이 조사를 요구했으나 오히려 이전 정부는 유가족을 탄압했다. 아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반드시 침몰 원인, 구조 방기, 조사 방해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며 동포들에게 진상규명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주길 당부했다.
플라워타운에 거주하는 한현숙씨는 "촛불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음에도, 세월호 진상규명 문제만큼은 아직도 이렇다 할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며 진상규명이 더딘 이유를 물었다.
이에 수연아빠는 "진상규명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는 확신한다. 그러나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실질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각 부처 공무원들은 과거 그대로인데,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될 거라 믿는다"고 답했다.
수인엄마 김명임씨는 "언론과 정부가 바뀌었으니 이들을 믿고 기다리라는 것은, 침몰 중인 배 안에서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주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각 행정부처가 과거의 잘못을 스스로 고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국민의 여론이 들끓는다면 진정한 반성과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와 언론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감시를 요청했다.
세월호 조사방해 전력이 있는 황전원 특조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4월 16일부터 12일 동안 단식투쟁을 진행하던 중 쓰러진 동수아빠 정성욱씨의 건강상태에 대한 동포들의 궁금증도 컸다. 간담회에 참석한 동수엄마는 동수아빠의 건강이 많이 호전되어 다시 선체인양분과장으로 조사 활동에 집중 중이며, 황전원 특조위원과 이동곤 선체조사위원은 현재 법적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동수엄마는 "필라델피아를 비롯 해외 각지에서 동포들이 동조단식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따뜻했다. 저도 할 수 없는 걸 여러분이 해주셨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날 사회를 맡은 필라세사모 운영위원 김태형씨는 "세월호 참사는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이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매우 가슴 아팠다. 힘겹게 단식 중인 유가족 앞에서 폭식투쟁을 하는 등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는 우리 사회의 일면에 참담한 심정이었다.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 입장에서 매우 부끄러웠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약자와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